과거 54년간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쓰이며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화성시 매향리 일대에 또다시 군공항 및 국제공항 건설이 추진되자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이상환 위원장은 지난 29일 오전 화성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군공항의 화성 화옹지구 이전 계획 및 경기국제공항 건설 추진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문을 공식 발표했다.
이상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향리가 가진 역사적 아픔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위원장은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는 1951년부터 54년간 미 공군 폭격훈련장 소음과 인명피해를 온몸으로 견뎌온 희생의 땅"이라며, "오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이제 겨우 평화기념관을 조성하는 등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또다시 공항을 들이밀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이는 과거의 고통을 끝내기는커녕 시민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잔인한 정책"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다시 비행기 굉음 속에서 공부하고, 시민들이 일상의 불안을 당연하게 견뎌야 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대위는 공항 예정지로 거론되는 화옹호와 서부권 일대가 대한민국의 미래 자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지역은 자연, 해안 관광, 친환경 첨단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이며, 비행장이 들어설 경우 정주 여건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위원장은 지난해 발생한 무안공항 사고를 언급하며 "항공 사고는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안전 문제를 경고했다. 또한 "화옹지구는 15만 마리의 수조류와 세계적 멸종위기종 16종이 서식하는 국제적 습지"라며 공항 건설 시 회복 불가능한 생태계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방자치와 주민주권 원칙을 무시한 수원시의 행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당사자인 화성시민이 반대함에도 외부에서 화성의 미래를 좌우하려는 움직임에 시민들은 큰 상실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주인이 반대하는 일방적 정책 밀어붙이기 구도는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화성시의회와의 공고한 연대 속에서 진행됐다. 앞서 지난 2월 열린 범대위 총회에 참석한 배정수 화성시의회 의장은 "이 사안은 단순한 지자체 간 갈등이 아니라 화성의 자치권과 시민주권이 걸린 문제"라며 군공항 이전에 대한 단호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범대위는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국면을 맞아 공항 건설 공약이 표심잡기용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선거철을 노린 정치권의 공항 카드에 철저히 대응하겠다"며, 향후 국방부를 방문해 화성시 동의 없는 '화옹지구 예비이전후보지 지정 철회'와 '군공항 이전사업 전면 백지화'를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추진 중인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계획은 화성시 우정읍 화옹지구에 경기국제공항을 건설함과 동시에 수원·화성에 걸쳐 있는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을 통합 이전하는 방안이다. 소음 피해 해소를 위해 이전을 요구하는 수원시와, 또 다른 희생을 감수할 수 없다는 화성시 간의 대립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호연뉴스 민선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