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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2분기 작은전시 진행

국내 유일 소장본 [비극소설 사중구생(死中求生)] 공개

 

경기호연뉴스 김대엽 기자 |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2024년 2분기 작은전시를 통해 국내 유일 소장본 [비극소설 사중구생(死中求生)]을 처음 공개한다.

 

1935년 성문당서점에서 딱지본 형태로 발행된 이 작품은 현재 한국근대문학관만이 소장하고 있다.

 

딱지본은 울긋불긋한 표지가 딱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들을 대상 독자로 발행된 책을 가리킨다.

 

[사중구생]은 번역소설이다.

 

‘알츠이빠세푸’라는 원저자명이 명기되어 있지만 확인이 불가능하며 번역자도 물론 누군지 알 수 없다.

 

18세기 프랑스 혁명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원작은 프랑스 소설일 가능성이 높으며, 작품 내용으로 보았을 때, 전체가 아닌 일부 장면만을 옮긴 발췌역이라 할 수 있다.

 

전체 64쪽, 200매 원고지 약 140매 분량의 얇은 이 작품은 늦은 밤부터 다음날 주인공이 처형되는 정오 무렵까지 약 10 부터 12시간에 걸친 이야기이다.

 

혁명의 반대파와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어 단두대형을 받은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까지 과학실험에 바친다는 것을 중심 줄거리로 한다.

 

딱지본으로 발행된 이 작품은 여러 모로 이례적인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와 사건이 작품의 중심을 이룬다거나 애상과 호소, 한숨, 눈물이 흘러넘치는 일제강점기 딱지본 소설의 전형적 특징이 일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일제강점기 전형적인 딱지본 대중소설의 면모 대신 이 작품을 채우고 있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치밀한 심리묘사이다.

 

처형을 앞둔 주인공의 과학에 대한 열정어린 고뇌와 주인공을 면회온 스승의 이에 대한 안타까움, 처형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있음에도 과학 토론에 몰두하는 스승과 제자를 지켜보는 동료 수감자의 치밀한 심리 묘사는 딱지본 대중소설로서는 단연 이채를 발하는 지점이다.

 

마치 대중소설의 외피를 둘러쓴 본격소설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4월 2일 시작되는 한국근대문학관의 2분기 작은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한국근대문학관 본관 1층 로비에서 [사중구생] 원본을 직접 볼 수 있다.